임마누엘 기도원을 다녀가며
저는 지난 3개월 동안 몸도 마음도 너무 지칠 대로 지쳐 임마누엘 기도원을
찾게 되었습니다. 잠을 거의 자지 못했고 잠을 못 자다 보니 몸 여기저기가
아프기 시작했으며 밥을 먹어도 모래알을 씹는 것 같아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본적인 일상 생활이 무너져 버렸고 몸 여러 곳에서 이상증상이
생기다 보니 수많은 약들을 먹게 되어 약 부작용으로 온몸이 제 피부색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도 무섭게 빨갛게 변해버려서 몸도 마음도 지칠 대로 지쳐
버렸습니다. 수없이 부르짖으며 하나님을 찾았고 말씀과 찬양을 가까이 하면서도
몸에 이상증세가 보이거나 한숨도 못 자고 깨는 날엔 마음에 두려움이 몰려와
누군가 제 목을 조르는듯한 느낌도 들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할 수 있는 건 하나님께 매달리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번번히 시련이 찾아오면 하나님은 온데 간데 없이 되어버리고 무너져 버리는 제 자신에 죄책감이 들어 제 마음은 더 힘들었고 나 안 되는 걸까? 하나님이 포기하신 걸까? 하는 헛된 생각에 사로잡혀 더욱 괴로움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기도원에서의 첫날, 새벽예배를 드리고 간단한 신상정보와 기도제목을 작성하는데 금식여부를 체크하는 곳이 있어서 그곳을 비워두고 작성한 것을 목사님께 드리며 “금식여부는 제가 결정하는 건가요 아니면 목사님께서 결정해 주시는건가요” 하고 여쭈어 보았습니다. 목사님께서는 기도해 보시겠다고 하며 가셨는데 사실 제 마음속엔 설마 날 잘 아시는 하나님이시라면 금식은 안 시키시겠지 라는 마음과 설령 금식이 필요하다면 하루 한끼 정도라면 순종 하겠습니다 라는 마음 이였습니다. 기도원을 들어오기 전 몸이 많이 해질 대로 약해져서 몸무게가 15파운드나 빠져 있었고, 위가 탈이 나 집에서도 아주 적은 양으로 5번을 나눠 먹으며 겨우겨우 버텨왔는데 적은 양을 먹다 보니 하루 한끼만 빼먹어도 위가 뒤틀리고 아파서 힘들어 했기 때문에 절대 금식만은 안 된다고 생각했고 저를 기도원에 보내면서 가족들도 절대 금식만은 안 된다고, 그 체력에 금식까지 하면 쓰러진다고 신신당부를 하며 저를 보냈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께서 기도해보시더니 하나님께서 5일 금식을 하라고 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날 낮 예배는 5일 금식이라는 말에 걱정이 되어 예배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배를 마치고 목사님께 다시 여쭈어 보았습니다.
목사님, 제 기도제목을 보시고 기도해 보신거예요? 라고 여쭈어 보았더니 자세히
보지 못하셨다 하시길래 지금 제 몸의 상황과 제가 금식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걸 설명해 드렸습니다. 목사님께서는 그 얘기를 들으시고 내려가셨고 한참 후 다시 올라오셔서 다시 기도해보니 5일 금식을 분명히 하나님께서 하길 원하신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그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일 아침 눈뜨면 “오늘 하루도 제 생각, 제 마음, 제 행동, 제 언행 모두 주님께
맡기오니 주님 뜻 안에서 살게 해주시고 주님만 신뢰하며 붙드는 삶 살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하면서 하루하루 순간순간 힘든 상황이 닥쳐오면 제 생각으로 판단하고 제 의지대로만 행동해서 번번히 넘어지는 네가 이번만큼은 네가 나를 신뢰하는걸 보여봐라 매번 말로만 하지 말고 생명 걸고 금식으로 순종해봐라 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금식은 제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시는 것에 전 동참하는 것이라는걸 붙잡고 5일간 금식을 하면서 온전히 저를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몸에 조금만 이상반응이 나타나도 두려워하는 제게 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이고 오직 주님 만이 나를 주관하시는 분 이시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금식 둘째 날, “모든 지킬만한 것 중에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장 23절) 말씀을 주셔서 그동안 제가 얼마나 마음을
지키지 못하고 어린아이와 같은 신앙으로 조금만 힘들어도 조금만 아파도 울며
보채는 그런 약한 믿음이었는지 회개 시키셨습니다.
기도원을 올라올 때 여러 기도 제목들을 가지고 올라왔지만 그 후로는 오직
제 믿음 없음을 용서해주세요 라는 회개가 멈추지 않았고 큰 믿음을 간구하게
되었습니다.
셋째 날에는,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에게 뱀과 전갈을 밟으며 원수의 모든
능력을 제어할 권세를 주었으니 나를 해 할 자가 결단코 없으리라” (누가 10장19절) 말씀을 하루 종일 선포 했습니다. 남들은 금식 3일째가 제일 힘들다는데 그날 저녁예배 때는 제가 금식하는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힘이 나고 기쁨으로 예배 드리고 있는 저를 보면서 말씀의 권세가 얼마나 큰지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다섯 째날 에는 그 동안 잠을 자지 못해 잠에 대한 두려움으로 많이 힘들어 했던
제게 잠을 주셨습니다. 잠들기도 힘들지만 잠들어도 얼마 못 가서 깨버리면 다시 잠들지 못해 고통스러워 했습니다. 그런 제게 남들은 밤에 못 자면 낮에 한 숨 자면 되지 하며 가볍게 던지는 말이 맞는 말인데도 밤잠과 낮잠을 자지 못해 고통스러워 잠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제가 다섯 째날 낮엔 성경을 읽다가 스르르 잠이 들게 되었습니다. 1시간 정도 잤을까 깨어서 제 입으로 아~ 푹 잤다 라는 말이 저도 모르게 새어 나오는걸 보고서 하나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님의 붙드심으로, 하나님이 함께 하심으로, 도저히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금식을 잘 마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도원에서의 마지막 날 주일 예배 때 성찬 예식이 있었습니다. 며칠 전 예배 때
“그러므로 누구든지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에 대하여 죄를 짓는 것이니라. 사람이 자기를 살피고 그 후에야 이 떡을
먹고 이 잔을 마실지니 주의 몸을 분별하지 못하고 먹고 마시는 자는 자기의 죄를 먹고 마시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너희 중에 약한 자와 병든 자가 많고 잠자는 자도 적지 아니하니” (고린도전서 11장27-30절)
성찬식을 하기 전 깨끗이 회개하지 않고 임했을 때 어떠한 일이 생기는지를 말씀해 주셔서 이전과는 다른 정결한 마음으로 임하려고 회개기도를 한 후 성찬식을 했습니다.
성찬식을 하기 전 그 동안의 저의 상황과 금식으로 등의 뼈가 다 드러날 정도로
살이 빠져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너무도 힘들고 몸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허리와 등이 아파서 힘들었는데 주님의 떡과 잔을 먹고 마신 후 다시
자리에 돌아와 앉았을 때는 그 고통이 다 사라지고 허리를 반듯이 펴고 앉을 수
있는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기도원에서 내려가는 제게 이 말씀을 주셨습니다. “보라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시라 내가 신뢰하고 두려움이 없으리니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며 나의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심이라”(이사야 12장2절)
기도원을 내려가서도 이제 나의 구원자이신 주님만을 신뢰하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기를 결단합니다.
늘 나와 함께 하시며 나를 붙잡고 계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